글자 사이로 새어 나오는 외로움



글자 사이로 새어 나오는 외로움

한 줄 써내려가다
펜 끝에서 울음이 터졌다.
말이 되지 않는 말들이
종이 위를 맴돌다
결국, 나를 삼켰다.

세상은 읽히지 않는 문장이었고
나는 그 끝없는 문장 속
쉼표 하나 없는 존재였다.

커피는 식고
창밖은 어둠으로 덮였는데도
누군가의 이름 하나
내 글 속에 불러올 수 없어
나는 또, 쓰지 못한 이야기와 함께
텅 빈 방을 걸었다.

글자 사이로 새어 나오는 외로움

외로움은 단지 고독이 아니었다.
그것은 쓰고자 하는 마음이
닿을 곳 없이 맴도는 절벽,
이름 없는 사람들을
수천 번 부르고 지우는 고통,
나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한 채
단어 뒤에 숨어버리는 밤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살기 위해 쓴다.
누군가에게 닿기 위해,
나 자신에게라도 닿기 위해.
한 글자,
또 한 글자…
외로움보다 더 외로운 마음으로.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