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시대, 종교를 생각한다 –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바다출판사 |
▼ 커버스토리: 과학의 시대, 종교를 생각한다
한때 종교는 우리 삶과 문화 전반의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거친 대립 속에서 등장한 과학에게 우주론을 빼앗겼음에도 종교는 여전히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여겨졌다.
과학 내에서도 과학과 종교는 서로 다른 영역, 즉 사실의 영역과 가치의 영역을 다루기에 종교를 인정해야 한다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종교가 관념과 이념을 넘어 삶의 구체적인 현실, 몇몇 종교는 심지어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과학의 시대, 과연 종교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긍정적이든 부정적 이든 그 의미를 돌아봐야 할 때가 다시 한번 온 듯하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서는 충돌하고 있는 과학과 종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생물학자 데이비드 자이글러는 ‘과학과 합리주의의 가치에 대하여’에서 왜 합리주의와 과학이 근본적으로 왜 인류에게 바람직한지에 대해 논한다.
전통적으로 합리주의자들은 이상하고 비합리적인 신념들을 반박하느냐 왜 우리가 합리주의를 추구해야 하는지 주목하지 못했다. 자이글러는 여성의 권리, 종교의 비합리성 극복, 인간 종의 생존 등 여러 사례를 통해 합리적 세계관의 풍부한 이점을 말한다.
철학자 데이비드 카일 존슨은 ‘어디에서 왜, 과학과 종교는 충돌하는가’에서 스티븐 제이 굴드의 과학과 종교가 서로 다른 영역을 다룬다는 비중첩 영역 교권non-overlapping magisteria, NOMA 명제를 검토한다.
굴드는 과학이 사실의 영역을, 종교가 가치의 영역을 다루기 때문에 과학과 종교는 충돌하지 않으며 충돌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학이 시험 가능성, 유용성, 범위, 단순성, 일관성에 근거해 최선의 설명에 대한 추론을 추구하며 반증 불가능성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기독교가 주장하는 창조론, 영혼, 기적은 비과학적이다.
창조론, 영혼, 기적 없이도 기독교의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결코 주류가 아니라는 점에서 존슨은 과학과 종교가 양립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진화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장대익은 ‘왜 종교적 세계관은 사라지지 않는가’에서 종교를 자연현상으로 이해해보려는 몇 가지 시도들을 비교 검토하며 왜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지를 살핀다. E. O 윌슨과 D. S. 윌슨은 종교를 적응적 기제로 바라본다.
이들은 세부적 내용에 있어 차이는 있지만 종교가 사회적 응집력을 높이는 적응적 이점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루이스 월퍼트 등은 종교를 인과 추론, 마음 이론 등 우리의 인지 능력의 진화에 따라 나타난 부산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과도한 마음 이론의 사용은 인간이나 동물뿐 아니라 나무나 돌 등에도 마음이 있다고 여기게 되고 이런 경향이 확장된 것이 바로 종교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처드 도킨스와 대니얼 데닛은 종교를 그 자체로 복제 목적을 갖는 밈으로 여긴다.
장대익은 이들을 검토하고 밈 이론의 단점을 부산물 이론으로 보완한다면 왜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